(주:다음 글은 2010년 3월 지반공학회지에 실린 중앙대 홍원표 교수님의 글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필자는 지난 30년간 “설명을 쉽게 하자!”와 “문장은 단문으로 쓰자!”는 두 가지 다짐을 가지고 교수생활을 해왔다. 이 다짐으로 제자들이 토질역학의 원리를 잘 이해하고 말이나 글로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잘 표현할 수 있게 지도하여 왔다. 필자는 이런 다짐으로 키운 제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남에게 명확히 전할 수 있는 훌륭한 엔지니어가 되었던 것을 가장 자랑스러운 일로 삼고 살아왔다. 지금도 지난 세월 동안 키운 제자들이 우리사회 구석구석에서 제 역할을 훌륭히 하며 지내는 모습을 보거나 소식을 들을 때가 가장 기쁘다.
돌이켜 보면, 건설경기가 좋아 취직이 잘 될 때는 교육의 보람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건설경기가 나쁜 경우는 제자들과 같이 안타까워하면서 보낸 세월도 많았던 것 같다. 특히 요즈음과 같이 토목산업이 첨단산업에 끼지 못하고 전통산업으로 몰려 대학의 토목과가 폐과의 대상이 되는 시기에는 몹시 서글픈 마음까지 들기도 한다. 사람을 키우는 일에 어디 첨단산업만이 필요하겠는가. 건전한 사회가 되려면 첨단사업뿐만 아니라 전통산업도 필요하므로 여러 분야의 인재를 골고루 키워야 할 것이다.
더욱이 건설산업은 지금까지 인류의 쾌적한 생활을 위해 예로부터 국가에 반드시 필요한 산업으로 대접받아왔다. 또한 앞으로도 그 역할이 매우 크게 기대되는 산업이다. 따라서 건설산업은 결코 사향산업이 될 수 없다. 다만 그 내용이 시대에 따라 바뀔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건설산업에 대한 생각과 지식을 말이나 글로 잘 표현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고 모으는데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삼성을 오늘날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회장의 인재 모으기와 육성에 의한 결과라고 한다. 이병철 회장은 일생을 통해서 80%는 인재를 모으고 육성하는데 시간을 보냈다고 하였다. 또한 그는 키운 인재들이 성장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좋은 업적을 쌓는 것을 볼 때 고맙고, 반갑고 아름다워 보였다고 하였다. 이 생각이야 말로 필자가 바라는 바이고 실천해 오는 바이다.
특히 요즈음과 같이 경기가 좋지 않고 고용률이 낮아 어려운 시기야 말로 인재를 잘 키워 기회를 맞을 준비에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우리학생들을 자신의 지식과 생각을 말과 글로 간단명료하게 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로 키워 그들이 다가올 기회에 단단히 준비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다.
우리에게 “마지막 강의”를 남기고 떠난 미국 카네기 멜론대 랜디 포시 교수도 “준비하라, 행운은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우리에게 찾아오는 것”이라고 하였다. 어려운 시기 일수록 각자 마음의 다짐을 가지고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노력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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